오늘, 오전에 A 작업을 하다가, B 문제점이 드러났다. B 문제점을 수정하던 중에, C 클래스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C 클래스가 하는 역할이 무려 2~3가지였다. B 문제점을 수정하면서, C 클래스를 리팩토링 하기 시작했다. 내겐 머큐리얼이 있다. 언제든지 revert 하면 된다구!

… C 클래스를 수정하던 중에, 또 다른 D 문제가 나타났다. 게다가 뭔가 왕창 엎어야 하는 분위기!

그래. 어쩔 수 없지. 리팩토링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피해갈 수 없는 요소라 판단했다. 열심히 뜯어고쳤다. 복작복작. 뚝딱뚝딱… 하루가 그렇게 끝났다. -_-;; D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이걸 해결하려면, 하루는 더 걸릴 것 같았다. 사실, 이틀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스프린트는 이미 밀려있었고, 일정은 매우 빠듯한 상황이었다.

팀장님이랑 일일회고를 하던 중에…

<종텐> 냉정히 생각해보니, 지금 당장 급한 것은 B 문제였는데요.. 그냥 C 클래스를 뜯어고치기 이전으로 revert 해야겠어요. (언젠가 다시 고쳐야 할) 지저분한 코드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은 끔찍하지만, D 문제를 해결하려던 것은, 원래 오늘 계획한 일이 전혀 아니었잖아요. 비록, 3~4시간 정도 작업하면서 많은 부분을 고치긴 했지만, 이 코드는 **모두 버려야겠어요**. 이 리팩토링을 지금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요.
<팀장님> 하하. 어른이 되어가는군요.
<종텐> 아......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조금 슬프구나.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에 적응하려는 것 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결정은 이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이상주의자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향해, 허공에 떠있는 것이 아닌, 두 다리를 현실이라는 대지에 단단히 딛고 있지만,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추구하는 것이 이상주의자다.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 이상한 나라의 종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