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품보다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가 보다. 옛날옛날에는 OS커널을 만들려고 1년 반동안 삽질하다가 군대에 끌려갔었고, Winter of Code 2008 에서는 웹프레임워크 만드는 프로젝트에 쥐꼬리만큼 참여하다가, 흐지부지 되었었다. 그리고나서, Distributed Key/Value Database를 만들겠다고 삽질하고, 논문도 쓰긴 했는데, 완성도는 흐지부지 끝났다. 지금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겠답시고 석달간 삽질을 하다가, 완성도는 형편 없는 수준에서 흐지부지 마무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다음 프로젝트로는, jQTouch 또는 Sencha Touch와 비슷한 형태의 모바일 웹앱 프레임워크를 하게 되었다. 헐.. 또 프레임워크야. 어쩌면, 플랫폼/프레임워크가 아닌 프로젝트보다도, 플랫폼/프레임워크였던 프로젝트가 더 많은지도 모르겠다.

위에 언급한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이라면, 다~ 망했다는건데.. -_-;; 이건 뭐, "종텐이 저주"도 아니고 말야. 계속 망하는데도, 여차저차 플랫폼 프로젝트들을 하게 되는걸 보면, 나는 어지간히도,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가 보다. 아.. 운명인가?!

-- 이상한 나라의 종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팀원 또는 고객과 연락을 하게 된다. 이 때에, 이메일보다 전화나 메신저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이게 정말 싫다. 나는 계속 사경을 헤메다가 조금전부터 힙겹게 집중해서 코딩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있을 수도 있고, 여자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일 수도 있고, 휴식을 취하는 중일 수도 있고, 멍 때리고 미드를 보던 중일수도 있고, 잠을 자는 중일 수도 있다.

이메일이나 IRC[각주:1]같은 비동기(asynchronized)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가용한 시간에 내용을 읽고 응답을 하면 되는 반면, 동기적(synchronized) 커뮤니케이션은 하던 것을 멈추고 상대의 요구에 응답할 것을 강요받는다. 그나마, 메신저의 경우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 동안에만 방해하지만, 전화나의 소중한 시간부숴버린다. 나는, 내 시간을 침해하는 것들(또는 생물들)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한 편인데, 별로 급하지도 않은 일로, 시도 때도 없이 전화 오는게 정말 싫다. 날 방해하지 마. 크르릉!

-- 이상한 나라의 까칠한 종텐.

  1. IRC는 채팅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반드시 당장 응답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비동기에 더 가깝다. [본문으로]

어떤 책에 나왔다는 문구다.

아름다운 한 여인이 파리의 카페에 앉아 있는 파블로 피카소에게 다가가 자신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적절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피카소는 몇 분 안에 여인의 모습을 스케치해 주었다. 그리고 50만 프랑(약 8천만원)을 요구했다. 여자는 놀라서 항의했다.
"아니,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는데 불과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았잖아요?"

그러자 피카소가 대답했다.
"천만에요. 나는 당신을 그리는 데 40년이 걸렸습니다."

난 이 생각에 정말 동의하는데, 사람들의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서 보수를 결정하는 것이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한달 분량의 일을 2주로 줄이려면, 금액이 더 올라가야 하는것 아닌가? 위험부담도 감수하고 무리해야 하니깐. 하지만, 대다수의 고객이나 관리자들은 금액을 절반으로 줄이려고 한다. 그들의 생각엔, 한달치의 일을 2주에 한다고 2주치의 일이 되는 거다. 개발은 절대로 단순 노동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몇년간 시간과 노력을 부었기 때문에, 지금의 속도로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른다.

하루 코딩하고, 몇천만원을 받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다. 그 실제 사례에서, 고객은 만족했다. 일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과물의 경제적 가치가 코드의 라인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자신의 가치를 깎지 말라. 시간이 내가 일한 가치의 최우선이 되어선 안된다.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당당히 요구하자. 그동안 여기까지 수년/수십년간 공부하고, 학습하고, 수련하고, 노력하고, 쌓아온 것은 우리들 자신의 삶이 아니었나? 그 다른 누구의 삶도 아니고.

-- 이상한 나라의 종텐.


건강하게 살자

2010/04/05 07:08

요즘은 어쩌다보니, 굉장히 불규칙하게 살았다. 지난주에는, 밤 12시부터 아침 9시까지 중에서, 7일중에 5일은 깨어 있었다. 잠은 거의 아침에 3시간 정도 자고.. 30분 잔 날도 있고.. 안잔 날도 있고.. 하루는 그 전날에도 밤 새고, (내일의 체력을 오늘 끌어다 쓰는) Ya!를 2병 마셨는데, 아침이 되니 갑자기 심장이 펄떡펄떡 하더라. 막.. 뭐라 형용할 수 없을만큼 몸 상태가 이상하고, 가슴이 막 뛰면서 미묘한 통증이 와서, "아.. 내가 이렇게 훅~ 가는구나" 싶었다. 결국은, 몸살이 나고, 열이 나서, 좀 고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기 사업을 하지 않는) 개발자는 세가지 타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A) 맨날 야근하고, 자주 밤샘하고, 많이 일하지만, 수입은 별로인 대부분의 사람들. (B) 맨날 야근하고, 자주 밤샘하고, 많이 일하면서, 연수입은 1억이 넘는 소수의 사람들. (C) 널널하게 일하고, 수입도 널널한 사람들.

나도 한번쯤은 B타입을 해보고 싶었는데, 난 아무래도 그렇게 살면 안되나보다. -_-;; 많은 IT 회사들이 밤샘을 많이 하고, 야근도 많이 하는데, 나중에 회사 가서 못 버티면 어쩌나 싶기도 하지만, 사람은 하루에 꼭 7시간씩을 꼭 누워서 자야 하는 것 같다. 운동도 꼬박꼬박 하고.

Ya!를 끊기로 했다. 내일의 체력을 오늘 끌어다 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미 수년치는 끌어다 쓴 것 같다. -_-; 수명이 줄어들고 있다는게 팍팍 느껴진다. 어휴. 건강하게 살자. 코딩 한두달 하고, 그만할 것도 아니고.

-- 이상한 나라의 종텐.


예전엔, 웹 2.0 어쩌구 저쩌구 사업을 해서 자기도 부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넘쳐난 반면에, 요즘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히트를 쳐서, 부자가 되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발에 채인다. 그 중에, 순진한 사람들이 정말정말 많은데..

  • 1위, 자기는 아이폰 해킹해서 쓰면서, 자기가 앱스토어에 올릴 예정인 프로그램은 많이 팔리길 기대하는 사람들. 남들도 너처럼 해킹해서 받는단다 아가야.
  • 2위, 매일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지만, 아이디어 뿐인 사람들. 만들기나 해라 아가야. 마켓에 올려야 뭐가 팔리든 말든 하지?
  • 3위,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를 써본 적도 없으면서, 자기 아이디어는 대박이라고 믿는 사람들. 그런건 무료 어플도 많단다. 너 빼곤 다 쓰고 있어.

-- 이상한 나라의 종텐.


프로페셔널이란?

2009/09/20 15:19

<종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집중력에 대한 컨트롤 능력이 아닐까요? 프로든 아마추어든 flow에 진입하면 엄청난 생산성을 보이잖아요? 하지만, 그 flow에 진입하는 것이 컨트롤 가능한 쪽이 프로 아닐까요?

<쿠키아빠> 제 생각엔, 프로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최소한의 생산성을 뽑아내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덜 받고요.

<종텐> 아…

돈을 받고 코드를 뱉는다고, 다 프로는 아니다.
나는 프로페셔널인가? 밥값은 하고 있나?
… 부끄럽다. 어제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럼, 내일은?

-- 이상한 나라의 종텐.


Just, move forward

2009/07/14 00:12

적어도 하루에 다섯 번은, 숨이 막힐듯한 불안감을 느낀다. 나는 그들과 DNA부터 다르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고, 어쩌면, 말도 안 되는 것을 바라는 지도 모르고, 20대의 치기(稚氣)일 수도 있다. 후회를 할 지도 모른다. 내 바램들이 10년, 혹은 15년 후에는 이뤄질 지도 모르지만, 다 그냥 뻘 짓이었고, 그냥 평범하게 살 지도 모른다. 그래.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간다. 궁금하잖아.

-- 이상한 나라의 종텐.


4학년

2009/05/31 23:00

나는 4학년쯤 되면,

  •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같은 곳에 연재도 좀 하고,
  • 프로그래밍 책도 좀 쓰고,
  • 외국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활동 하면서,
  • 프로그래밍 아르바이트도 해서 지갑도 좀 두꺼워지고,
  • 연애도 하고,

이 모든걸 동시에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 학점이 모자라서 계절학기나 들어야 하고,
  • 토익은 남들의 절반밖에 안 나오며, (큰일났다.)
  • 심지어, 떠먹여준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도 없는,

그저 그런 공대생. 그저 그런 死학년.

-- 이상한 나라의 종텐.


총체적 난국

2009/05/24 23:58

그렇게 살아놓고, 오늘을 탓하진 말자.
그리고, 오늘마저도 그렇게 살지는 말자.
아이구 인간아. 제발 쫌!

-- 오늘을 탓하고 있던 종텐.


Level up

2009/05/22 20:35

게다가, 현실에서는 상대방의 레벨은 커녕 경험치를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자신의 레벨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가늠하게 된다. 렙업 직전의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이런 것을 가늠하는 판단력은 꽤나 흐려져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내가 어떤 어드밴티지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의 인간은 우습게도 그 어드밴티지가 전체 그림에서 얼마나 작은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어드밴티지에 집착한다. 혹은 모르는 상대라면, “모른다고” 가정해야지 모른다고 “경험치가 낮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가정한다. 망신당하는 케이스도 많이 본다.

- 레벨업했다고 생각될 때 中에서…

위 글을 읽으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는 자신감과 자만심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렙업 하면 그 렙에서는 다시 초짜다”라는 글귀를 뇌에 새겨둬야겠다.

-- 이상한 나라의 종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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