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 중독증

2010/03/12 23:29
풋풋한 스무살이었던 대학교 2학년때부터, 나는 프로젝트가 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법론이나 생산성, 프로젝트 관리 방법, 팀플레이 등에 대해 병적일 정도로 집착해왔지만, 여전히 프로젝트는 항상 어렵다. 코드는 시간이 좀 지나면 나쁜 냄새들로 가득하고, 일정은 밀리기 일쑤고, 완성도는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

19회 졸트상을 받은,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을 읽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 챕터에, "아드레날린 중독증"이라는 말이 나온다. 아마, 국내 대부분의 IT기업이 해당되지 않을까 싶은데, "조직이 미친 듯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생산성이 높은 증거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다음이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이 보이는 특성이다.
  1. 우선순위가 계속 변한다.
  2. 어제까지 모든 결과물이 나왔어야 했다.
  3. 시간이 언제나 부족하다.
  4. 모든 프로젝트가 긴급하다.
  5. 긴급한 프로젝트가 계속 쏟아진다.
  6. 모두가 언제나 미친듯이 바쁘다.

최근에, 멤버십에서 진행하던 과제가, 1,2,3,6번에 해당하는 것 같다. -_-;; 책에서는,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은 계획보다 전력질주가 최선의 방법이라 믿는다고 하는데, 이는 Scrum의 스프린트와 헷갈릴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익스트림 프로그래밍이나 스크럼에선, 설계나 문서보단 동작하는 코드를 우선시하고, TDD는 심지어, 테스트를 먼저 만들지 않나? Scrum은 전력질주를 추천하고 말이다.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서 얕게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차이가 헷갈리기 너무 쉬운 것 같다. (내가 얕아서, 나만 그런가?). 이 차이를 관리자나 경영자가 오해하게 되면, 결국 개발자들을 비생산성과 비효율성과 스트레스 속으로 몰아넣고, 프로젝트를 우주로 날려버리고, 회사를 말아먹는데에 딱 좋은 것 같다.

아, 영웅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이 항목을 보면서, 페어 프로그래밍과 코드리뷰의 필요성이 좀 더 강하게 느껴졌지만)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은 병목을 일으키는 요인이 하나 이상 존재하는데, 모든 설계를 결정하는 영웅이나, 모든 요구사항을 결정하는 영웅이나, 모든 아키텍쳐 결정을 내리는 영웅이라고 한다. 영웅은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데, 첫째는, 미미한 중생은 꿈도 못 꿀 정도로 바쁘게 보이는 역할이고, 두번째는 의사 결정 흐름을 막는 역할이라고 한다. 이는, 어떻게 보면, "결정권자의 필요성"에서 언급한 사안과는 좀 다른 듯이 보일 수도 있으나, 실은, 완전 반대의 상황이다. 결국은, "프로젝트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는 방법"에서 언급한 것 처럼, 책임과 권한의 적절한 배분 문제.

-- 이상한 나라의 종텐.

p.s. 이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내 얘기 같구만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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