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기술을 익히자
2008/08/22 23:35많은 책들은 그렇게 말한다. "남들이 안해본 것을 할 줄 아는 개발자가, 고급 인력이다."
그래. 맞다. 하지만, 놓친 부분이 있다. 남들이 안해본 것만 할 줄 아는 개발자는, 평균 개발자보다도 못하다. 고급 개발자라는 것은, 남들이 해본 것은 당연히 잘 하면서, 남들이 안해본 것도 할 줄 아는 개발자를 말한다.
로봇축구를 하면, OS 커널을 만들면, 바이러스를 만들면, Lisp같은 언어를 익히면, 간지가 좀 나는 줄 알았다. 게임 프로그래머가 될 것도 아닌데, Java보단 C++이 뽀대가 난다고 생각했다. 현업에서 일을 해본 적도 없으면서 좋은 회사가 어쩌구, XP가 어쩌구하면, 능력 있어 보이는 줄 알았다. 프로그래머는 외공보다는 내공이라고 우기면서, 남들이 실용적인 기술들을 익히는 동안, 써먹을데도 없는 취미용 OS커널들의 소스에 하앍거렸다. 오히려, 진짜 내공이라 할 수 있는, 영어와 수학과 알고리즘은 등한시했다.
아아.. 이런 밸런스가 안 맞는 놈이 있나?
그렇게 살다보니, 속 빈 강정이 되어버렸다. 남들 다 하는 DB는 해본 적도 없고, 남들 다 하는 php로 게시판을 만든 적도 없는데 Rails를 한다고 설치고, 남들 다 하는 HTML, CSS, JavaScript도 모르면서, Ajax를 배워야 한다는 소리나 하고, 남들 다 하는 Java도 잘 못하면서, Python, Ruby, Erlang을 한다고 설치고, 수학적 사고력도 후달려서 타인보다 이해가 늦고, 남들 다 하는 영어는 고교생 수준도 안된다.
결국, 난 뭐가 되었나? 코드보다 말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최신 기술에 대해 말을 하라면, 이래저래 줏어들은 것들로 떠벌릴 수는 있겠지만, 그중에 실제로 해본 것은 대체 뭐가 있는가?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은, 안드로메다만큼의 거리가 있다.
명심하자. 고급 개발자라는 것은, 남들이 해본 것은 당연히 잘 하면서, 남들이 안해본 것도 할 줄 아는 개발자를 말한다. 대체 뭘 믿고, 그 흔한 SQL도 써보지 않은걸까? 그 흔한, php, asp, jsp로 게시판을 만들어보지도 않았을까? HTML은 지저분하고, C++이 우아하다고 생각한 그 오만함은 대체 뭐였을까? 이럴수가. 나는 넓고 얕은 것도 모잘라서, 편식도 심했구나.
남들이 안해본 것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어느정도는 그 흔한 기술을 익히자. 기본을 좀 쌓자. 남들이 해본 것도 잘 하는 사람이 되자. 주류와 비주류의 밸런스를 맞추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말자. 그래서, 균형있는 개발자가 되자.
-- Jong10

